책소개
도쿄대 젊은 철학자가 말하는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공부의 힘
“정답 없는 시대, 내 머리로 생각하는 힘이 무기다!”
깊이 읽기에서 논리 잡기, 철학 대화에서 호의적 해석까지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문제 해결하기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지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기계발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면 결실도 거두고 그만큼 삶도 좋아져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대인의 공부는 그 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하고 가다듬는 과정이 생략된 채 무턱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도쿄대에서 철학을 연구하는 야마노 히로키는 이 책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에서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공부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곧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를 다루는 ‘성취를 위한 공부’와 곧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다루는 ‘탐구를 위한 공부’가 그것이다. 전자가 시험 합격이나 자격증 취득 같은 목표가 명확한 실리적 공부라면, 후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추상적 공부다.
불확실성은 우리 시대의 일반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는 스스로 사고하고 답을 찾아가는 힘을 키우는 ‘탐구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주어진 답에 만족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사고를 발전시키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답을 찾아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 저자는 탐구를 위한 공부에서 절대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철학’이라 말한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상식 속에 묻힌 질문을 찾아내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여 독창적 사고에 이르는 자기 공부를 위한 최고의 도구다.
이 책은 생존의 지혜를 구하는 현대인에게 단편적인 정보나 지식을 취하는 ‘성취를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탐구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라고 독려한다. ‘탐구를 위한 공부’의 토대가 되는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키우는 다섯 가지 사고법과 생산적 사고로 이어지는 세 가지 대화법을 실생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생각하기는 달리기와 같다’라는 비유를 실마리로 독서와 사색의 차이, 깊이 읽기와 논리 잡기, 균형 잡힌 시각과 정연한 논리 전개, 나아가 철학 대화와 호의적 해석까지 철학적 사고방식을 일상에 접목하는 법을 알려준다. 시대와 세상을 꿰뚫어 보는 혜안은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때 비로소 열린다는 진리를 담담히 웅변해주는 책이다.
평생을 이어갈 공부를 위해서는 지식관을 바꾸어야 한다.
일문일답식 지식관은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답을 대응하는 지식관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사람은 지식은 쌓을수록 누적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지식은 생각 도구이다. 많이 쌓으면 유용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지식을 얻고자 한다. 이 지식관은 지식을 쌓기만 해도 사고능력이 향상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이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지식관은 “입력에 집중”하기 때문에 활용이 어렵고, 따라서 오랫동안 견지하기 쉽지 않다.
수정된 지식관은 지식을 변화하는 개체로 인식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지식은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탑이 아니라 위키백과같은 것이다. 수정된 지식관을 견지하는 사람은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고, 기존의 지식을 수정하는 일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인생에 걸쳐 공부하는 일에 유리하다.
지식에는 사고를 규정하는 힘이 있다. 이 힘을 이기지 못하면 똑같은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어떤 지식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암기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내 생각을 떠올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것이 생각이다. 생각의 본질은 사색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서 또한 "내 생각과 함께" 해야 한다.
독서는 자기만의 사색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그의 책 “문장론”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독서는 말하자면, 자기 머리가 아니라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독서를 계속 하다보면 어김없이 타인의 사상이 내 머릿속으로 흘러든다. 자기 나름대로 사상을 정리하고자 하는 사색에 이만큼 해로운 것도 없다."
"독서를 할 때에는 생각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다독으로 보내는 부지런한 사람은 차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그의 말처럼 독서는 내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을 잠시 엿볼 뿐인 일이다. 그러므로 책의 내용을 무작정 받아들여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