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음은 나비가 고치에서 나오듯 새로운 세계로의 큰 변화이다!”
퀴블러 로스는 20세기 100대 사상가, 세계적인 죽음학의 효시,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어린이 죽음의 과정, 그 상실과 고통에 직면했을 때
오랜 병고 끝에, 또는 예기치 않은 순간에 갑작스런 사고로, 심지어 타살이나 원인 모를 실종, 자살로 인해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마음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자녀를 잃는다는 것은 상실 중에서 가장 큰 고통일 것이다. 그들 부모의 여러 편지는 상실과 고통만이 아니라 자식의 죽음 이후에 알게 된 사랑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의 과정이 올바른 사랑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면 두렵거나 비참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깊은 사랑의 교환이 이루어지며, 이는 영적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사랑으로 교환되는 두려움과 비참함에 대하여
일어나지 말아야 할 죽음과 마주치는 고통과 상실, 하지만 죽음은 벽이 아니라 문이며, 나비가 고치에서 나오듯 새로운 세계로의 큰 변화라고 했다. 자녀의 죽음의 과정이나 죽음을 직면한 부모와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숨이 멎을 듯한 아픔이 성숙과 감사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이를 ‘깊은 계곡에 폭풍우가 몰아치지 못하게 하였다면, 그 아름다운 절경은 볼 수 없었으리’라는 말로 대신한다. 무엇보다 어린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모른다고 단정짓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죽음에 대해 어린이의 시선은 어른과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게 한다.
퀴블러 로스 박사, 죽음 교육의 바탕이 되다
우리 사회에 ‘죽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어린이의 죽음’에 대한 연구와 저술은 그만큼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1983년 미국에서 출판된 퀴블러 로스의 초기 저술로서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주최한 ‘죽음과 슬픔 세미나’와 관련되어 있다. 십여 년간 갖가지 상황에서 일어난 어린이 죽음에 대한 연구 결과이며, 또 자녀를 잃은 부모의 편지들을 통해 저자가 얼마나 죽음과 사별 연구를 위해 애썼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1991년 창립한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죽음 교육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죽음을 연구하는 분, 자녀를 잃은 부모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보통 어린아이와 죽음은 아직 상관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죽음에 가까워진 아이가 많고 이들은 그 의미를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한 노인의 죽음보다 아이의 죽음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실감을 준다. 예정된 죽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알게 된 것은 예상 외로 죽은 아이의 형제자매와 부모가 자기 가족의 상실을 받아들이는데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퀴블러로스는 어린이를 조문과 장례식에 참여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 작별 의식에 형제자매를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아이들은 잘 모를거라는 어른의 편견과 다르게 아이들은 장례식에 참여하여 죽음을 수용하고 서서히 이별할 수 있다. 입관식에 참여해 스킨십을 하고 현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형제자매 사이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1) '죽음'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현대인들에게 죽음은 멀게만 느껴지는 주제이다. 정확히는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죽음에 대해 잊고 지내는 것에 가깝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죽음에 대해서 걱정하며 지낸다면 과도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한순간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동력은 유한하지만 남은 시간을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있다면 오히려 죽음이라는 주제와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순간에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드리워질 때 인간은 정신적으로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병세를 극복할 수 있는 상태라면 절망과 우울에 빠지기보다는 고된 수술과 처치의 과정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