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가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36권으로 출간되었다. ‘제안들’의 마지막 번호를 단 37권과 함께 출간된 이 책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1962년생 루마니아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가 독일어로 쓴 데뷔작이자 작가 생전에 출간된 유일한 단독 저서다.
“써커스"를 본 적이 있는가? 요즘 세대들은 써커스 하면 먼저 “태양의 써커스"를 떠오를 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전 세계를 돌면서 공연을 하고, 티켓 값만도 십 수 만원에 이르며, 그 공연은 영상으로 기록되어 영화를 보듯 관객이 감상을 할 수 있게도 되었다. 그 공연 멤버가 되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며 그들의 연봉 또한 상상 초월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식이 좀 있는 세대에게 써커스란 그렇게 고급 진 공연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언제였던가? 지저분하면서 허름한 천막이 동네 어귀에 설치되면 광대가 그 앞에서 시끄러운 북과 나팔로 호객행위를 하고, 몇 푼 안 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마땅히 앉을 의자도 없이 가마니 따위가 깔린 바닥에 옹기 종기 자리를 잡고 앉으면 공연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