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동기의 불행은 몸에 새겨져 그 사람을 변화시킨다!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가 신체 건강과 정신적 고통을 둘러싼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뇌 과학, 신경과학, 면역학, 임상의학 등 최신 과학을 동원해 실질적인 증거를 찾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주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임상에서 확인한 과정을 담은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동네인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진료소를 열고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안고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어린 환자를 만난 저자는 학대, 무시, 방임, 부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정신 질환, 이혼으로 아이들이 받은 정신적 상처가 몸에 극렬한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쉽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서면서 저자는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계와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신체 건강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강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아동기의 불행과 손상된 건강 사이에 생물학적 연관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하며 성장 정지 문제를 살펴보던 중 아동기 트라우마와 신체 건강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논문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저자의 삶은 더 큰 바다를 향해 급물살을 탔다. 바로 자신을 찾아오는 어린 환자들을 돕고 그들이 겪을 미래의 고통에서 벗어날 실질적인 방법을 찾기로 결심한 것이다. 저자는 진료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왜 아동기 트라우마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지, 어린 시절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험이 왜 중년기나 은퇴기에 건강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있는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들에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역경이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아동기의 불행은 몸속의 수십년간 새기질 변화를 새겨 사라지지 않는다. ACE연구에 의하면 경제적, 사회적 지위나 결혼 등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어린시절 격은 부정적 경험은 그 자체로 건강을 악화시켜 놓았고 뇌졸중과 심장병, 당뇨에 쉽게 걸리게 한다. 역경이 생리기능 및 생물학적 기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다. 올챙이 성장 실험이다. 연못에 올챙이가 부화한 뒤 연못에서 물을 뺄 때 과연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코스테론)에 의해 올챙이의 성장이 촉진될 것인가라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어린 올챙이는 완전히 부적응하여 생존하지 못하고, 성숙한 올챙이들은 가설대로 성장이 촉진되었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환경에 의한 생물학적 기제의 변화가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아직 체계과 완성되기 전인 어린 시절에 발생하게 된다면 상황을 훨씬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린시절 부정적 경험은 아이의 신체를 완전히 헤집어 놓는 것과 같다는 결론이 나온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혈압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른 호르몬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