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로 떠난 9년 차 유부녀의 범상치 않은 '기간 한정 빈둥거림 보고서'. 딱 한 달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 찾는 이 없는 곳에서 혼자 있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대리 만족 에세이.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와 잣대, 시선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허송세월하고, 게으르게, 무의미하게, 마음껏 시간 죽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나를 내버려 두는 것?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의 일상에서 가능하기나 할까? 하루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그것도 한 달씩이나?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때, 아무하고도 대화하고 싶지 않을 때, 무엇보다 괜찮은 척 잘 살고 있는 척 애쓰고 싶지 않을 때 마흔을 바라보며 홀연히 일탈을 결심한 그녀! 이 책은 제주 한 달살이를 극적으로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그녀의 득도 에세이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퇴사한 지 만 삼 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병원에 다니고 있고, 약을 끊지 못했다. 본가에 내려와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꽤 오랫동안 요양했고, 지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취업했다가 이전 회사에서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도망치듯 그만둔 후 도서관으로 이직했다. 그렇게 일 년 반 동안 일한 후 다시 백수가 되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무원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취미와 공부를 병행하고 싶다는 욕심과 박봉에 악성민원, 경직된 조직문화를 가진 공직사회로 편입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고민이 맞물리면서 몇 달간의 긴 방황이 시작됐다. 그때 눈에 띄었던 책이 <딱 한 달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라는 책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내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부분은 없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 무기력증에 빠진 작가의 상태에 대한 공감, 제주도로 한달살이를 떠난 작가를 보며 제주도에 대한 막연한 로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