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거짓말 속에 숨겨진 ‘마음’ 스펙트럼
거짓말을 보는 아이 지온,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아이 민하, 거짓말을 너무 쉽게 하는 아이 소혜. 세 아이의 공통 바탕에는 ‘거짓말’이 있지만 이 책은 거짓말의 흑과 백, 옳고 그름에 대해 정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거짓말 속에 담긴 누군가의 마음의 색깔을 보라고 한다. 지온이의 눈을 따라가며 거짓말을 바라보는 다양한 각을 만들어 낸다. 지온이가 이상한 꿈을 꾸기 전에 읽었던 《양치기 소년》의 소년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모든 아이들의 중심에 있는 소혜는 왜 거짓말을 멈추지 못할까? 거짓말을 하지 못해 소혜와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민하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처음 거짓말을 보게 된 지온이는 거짓말의 색깔은 회색, 회색의 입김을 뿜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로 선을 그었다. 사람들을 화나게 하면서도 거짓말을 반복하는 양치기 소년의 외로움은 보지 못하고 소년이 거짓말만 하지 않았어도 양은 죽지 않았을 거라고 원망했다. 하지만 소헤를 통해, 민하를 통해, 엄마를 통해 누군가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고,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아 간다. 그래서 세상은 회색과 회색이 아닌 색 뿐인 곳이 아니라 훨씬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것도.
주인공인 지온이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여섯 살의 어느 날, 아주 심하게 심이 난 이후, 양치기 소년 이야기의 늑대가 나타나는 꿈을 꾸고 난 이후 거짓말을 하면 회색 연기가 나오는 것이 보이는 것이다. 이 능력이 생긴 이후 지온이는 거짓말을 하는 친구를 두고 볼 수 없다보니 싸움도 늘고 사이가 멀어졌다. 엄마에게 말하자 성가신 능력이라며 비밀로 하자고 했다. 그리고 세상엔 나쁜 거짓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또는 자기도 모르게 하는 거짓말도 있다며 보여도 모르는척 하라고 했다. 그래서 회색의 입김들을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거짓말이 보이지만, 절대 아는 척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지온이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아주 좋은 친구로 여긴다. 그러나 지온이는 여전히 외톨이인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