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19세기 말, 1876년의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조선이 문호를 개방하면서 여행가, 선교사, 의사, 탐험가, 교육자 등 적지 않은 수의 낯선 서양인들이 찾아와 다양한 목적에서 조선 사회를 묘사하거나 분석하는 여행기를 저술하였다. 이들이 남긴 저서는 당시의 조선사회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는데, 국내에도 번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혹은 서양의 문화적인 우월성을 주장하는 유럽우월주의적인 시각에서 조선에 방문하였고, 이러한 그들의 편향적인 시각은 그들의 저술에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이는 우리가 서양인이 남긴 기록을 볼 때 필히 주의를 기울이고 비판적인 자세로 살펴보아야 할 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러한 서양인의 기록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이는 타자의 시선에서 우리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게 해준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서양인에게는 놀랍게 여겨지기도 하고, 같은 현상에 대해서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학자들은 기존의 편향적인 시각에서 탈피하여 문화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조선의 문화를 비교사적으로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에 필자는 서양인의 시각에서 당시 조선을 어떻게 파악하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며 책을 읽어나갔다. 특히 보통 서양인들의 저술은 그들이 직접 보고 경험한 민중들의 생활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라는 이번 수업의 주제에 맞게 당시의 민중생활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Ⅱ. 저자와 책에 대한 소개
저자인 퍼시벌 로웰은 1855년 미국 보스턴의 명문 로웰 가에서 태어났으며, 부유한 환경 속에서 청교도적인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로웰은 미국 남북전쟁(1861~65)이 일어난 가운데 허약한 모친의 전지치료를 위해 파리로 함께 가서 9세부터 2년간 기숙학교에 다녔는데, 이때의 경험을 통해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고 외국어 습득 능력을 학습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