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홍무 연간에 남경에 사는 유 태종은 벼슬이 삼공이고 충효의 가문 사람이다. 조정의 간신인 병부시랑 처 전이 해하려 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 와 한가히 지내는데 자식이 없어 부인 진씨와 후원에 단을 모으고 기도하던 중, 부인 꿈에 선동이 나타나 ‘천상에서 죄를 지어 당신의 자식이 되고자 한다’는 말을 듣고 잉태,‘이 아이의 배필은 서남에 있다’는 선녀의 말을 들으며 아들을 순산한다. 이름은 유 백로로 용기 있고 풍채가 좋았다. 성남의 운수 선생에게 배우고자 길을 떠난다. 이부상서 조 경노와 순씨 사이에도 자식이 없어 절에 빌어 ‘천상의 시녀’가 딸로 태어나게 되니, 이름을 은하라 하였다. 운수 선생에게 가던 백로는 길가에서 열 살의 은하를 만나 집안 대대의 보물인 백한선에라는 글귀를 써서 주고는 훗날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