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의 완결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발표 당시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 시대에 맞춘 개정판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에서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후로 일관되게 고집해온 1970년대를 떠나 ‘현재’를 이야기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지금 변화하고 있는 자신’이며, ‘마음이 밖을 향해서 열리기’ 시작한 ‘징조’인 것이다.
나는 지금 야한 소설을 한 권 읽었다. 아니 하나도 야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랑의 행위이지 외설이 아니다. 빗소리가 요란하게 내리는 날이면 나는 은근 기대가 된다. 폭우가 쏟아지면 차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비 오는 어두운 날을 기대하는 이유는 차 속에서 사랑을 나누기가 맑은 날보다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극도로 노출을 꺼려 하는 커플이라면 이런 어둡고 침침한 밤을 기대할 것이다. 차 안에서의 섹스 장면은 책에서는 못 본 것같다.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마는 곧 지나갈 것이고 폭염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폭염은 폭염대로 장마는 장마대로 연인들에게는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사랑한다면 시간과 장소는 제약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