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는 지금 가장 위험한 10년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은 상당한 충격을 던진다. 세계는 지금 미중 패권 대결 사상 가장 위험한 10년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그간 많은 논자들이 미중 경쟁은 100년에 걸친 장기 마라톤이라고 보았지만 이 책은 그런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현재 양국은 2021~2030년 단기 총력 경쟁 중이며 이 기간 내 전쟁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중국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패권에 도전하는 강대국은 기회의 창이 닫히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걸고 정면 승부를 벌인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1941년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일본 모두 이런 ‘정점을 지난 강대국의 함정‘에 빠졌다. 공동 저자 마이클 베클리와 할 브랜즈는 학자인 동시에 현재 국방부를 비롯해 미국 국가안보 기관에 자문하고 있는 현역 외교안보 분야 핵심 전략가들이다. 미국은 어떻게 중국을 봉쇄하고 압박하는가? 중국은 왜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는가? 새롭게 형성된 신냉전 국제 질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저자들은 유력한 전쟁 발발 시점을 2020년대 중반으로 상정하는 여러 근거를 밝힌다. 중국은 현재 대만의 25배에 달하는 군사 예산을 매년 집행하고 있으며, 당초 2034년까지로 계획했던 ‘군 현대화’ 완성 시기를 2027년으로 앞당겼다. 2021년 3월 당시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 사령관이었던 필립 데이비드슨 제독은 중국이 다가오는 6년 내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년 중국 국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 주민의 70%가 대만을 통합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강력히 지지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막론하고 미국 정계의 분위기는 이미 중국을 가장 위험한 전략적 도전국으로 간주하는 신냉전 기류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책의 해제를 쓴 미국정치 전문가 경희대 안병진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 워싱턴과 학계에서 기존의 중국에 대한 ‘건설적 관여’에서 ‘맞춤형 봉쇄’로 분명히 전환된 추세를 정확히 반영한다. 오늘날 미국은 내부에 서로 다양한 이념적, 전략적 스펙트럼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이 비자유주의 이념에 기초한 공세적 외교 안보 전략을 펼친다는 위기 인식에는 초당적 합의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에 맞서기 위해 우주, 반도체, 양자 암호, 디지털 등 경제 안보 전반에 걸친 외과 수술식 디커플링 전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이는 오늘날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쿼드 등 다차원의 행보로 나타난다. - 346쪽
이처럼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는 신냉전으로 전환하는 국제 질서 한복판에서 기존 패권국인 미국의 속내와 전략을 여과 없이 선명하게 드러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구체적인 중국 봉쇄 전략 대부분이 2020년 전후로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2001년에는 WTO(세계무역기구)에도 가입하면서 세계경제에 공식적으로 편입되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을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 경제발전을 한다면 중국도 민주주의체제로 변할 것이라는 기대로 중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10년 남짓 지난 2012년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에는 기존의 도광양회에서 벗어나 대국굴기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듯이 미국과 중국은 경제전쟁 혹은 기술전쟁을 통해 패권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직은 미국의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 시점에서 섣불리 그 승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혹자는 중국의 승리를 주장하기도 하고, 이 책의 저자들처럼 미국의 승리를 낙관하는 견해도 있다. 다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미중의 패권경쟁 과정에서 경제전쟁이 군사력을 동원한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양국 모두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바라는 바가 아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온다면,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당연히 이기는 쪽에 베팅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누가 이길까? 이 책의 저자로서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마이클 베클리 교수와 할 브랜즈 교수는 미국에 베팅하는 입장이다. 두 사람의 주장에 대해 그 동의 여부를 떠나서 여러 전문가들의 생각을 참고하면 그만큼 편견 없이 판단하게 되므로 그들의 견해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