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디지털화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현상과 언어에 대한 세밀한 관찰로 그려낸 정보사회의 초상
종족주의와 정체성 정치를 강화하는 음모론, 정보 전쟁이 된 선거전, 거대서사 없는 빅데이터, 선동과 증오를 퍼트리는 소셜 봇과 댓글 부대, 바이러스적인 특성을 보이는 밈… 거침없이 진행 중인 디지털화는 어느새 정치의 영역마저 집어삼키고 민주주의적 과정에 거대한 균열을 내고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를 서술한 이 책에서, 한병철은 그 위기를 공론장의 디지털 구조변동에서 찾는다. 그는 이 위기를 ‘인포크라시’라고 부르면서, 새로운 지배형태인 정보체제와 관련지어 분석한다.
생활세계의 디지털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정보체계시스템이 민주주의를 악화시키는 방법에 있어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우리가 인지하는 방식이나, 세상과 맺는 관계, 우리의 생활방식까지 모두 관통하고 있다. 현재 너무 많은 정보와 소통에 인간이 그것을 지배하기 보다는 오히려 휘둘리며, 그 엄청난 양에 질식될 정도이며, 일상생활이 아닌 정치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 현재 민주주의적 과정에 막대한 혼돈과 장애를 일으키며 민주주의가 인포크라시로 변질되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포크라시다.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민주주의가 인포그래픽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분석과 시각이 담겨 있다. 즉, 디지털화는 미디어 크러쉬(미디어 지배력)를 만들어 책 문화가 만들어내는 합리적인 담론을 파괴한다. 미디어 크래시에서 정치도 크라우드 미디어의 논리에 굴복했다. 민주주의가 텔레비전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생각해 보자. 오웰의 소설에서 전체주의적 감시 국가에서 텔레스크린은 국가 운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