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민주주의의 위기, 무너지는 삶 앞에 울리는 철학자 강신주의 인문정신!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강신주는 말한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보수 정치권과 자본가 계급이 양두구육의 현란한 저글링으로 우리 이웃들의 삶을 사이비로 물들이고 있는 시대다. 그래서 이 책이 진짜 인문주의, 진짜...
1. 들어가며
예전에 일부 광부들은 갱도에 들어가기 전에 카나리아를 챙겼다고 한다. 카나리아라는 새는 호흡기가 약해서 인간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의 미량의 유독가스만 감지해도 밖으로 달아나기 때문에, 광부들이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카나리아는 광부에게 더없이 고마운 비상경보기나 다름없었다. 생태계에는 이처럼 환경이나 생태계에 발생하는 이상 징후와 위험 수위를 미리 알려주는 비상경보기 역할을 하는 생물들이 무척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 사회의 경우는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에게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이상 상황이나 위기의 전조를 감지하여 사전에 알려주는 비상경보기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비상경보기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바로 강신주의 <비상경보기>다.
그런데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에 이미 비상 경보기가 켜져있는 상태라고 한다.
비상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비상상황임을 눈치 채지 못한다.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비상경보기를 울린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지금까지 공고해 보이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 뿌리부터 흔들리다 못해 과거로 퇴행해 가는 느낌이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데 그 국민을 머슴이나 노예처럼 생각하는 천박한 민주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사람이 빠지고 그 자리에 국가라는 집단이 자리 잡고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가이고 누구를 위한 애국심인지 묻고 싶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직시하고 독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 던지는 것이다. 이 책은 철학자 강신주가 그동안 경향신문 지면 등을 통해 경고했던 글들을 60개로 추려서 엮은 것이다.
이 책 강신주의 <비상경보기>는 총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 철학자의 소명으로 고백 아닌 고백을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부에서는 파시즘이란 주제로 유신시대로의 회귀 상황을 이야기 한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풍경, 남녀 혐오의 증가, 영화 천만 관객 시대의 명암 등 우리 사회 내에선 1920-30년대 전 세계를 전염병처럼 흔들었던 파시즘의 전초전 분위기를 음산하게 잘 보여주었다.
2부에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점점 옥죄면서 규제완화를 한다고 외치는 정부의 모순된 정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기득권자와 자본가들이 바라는 무한 경쟁사회가 된 이후, 사람들은 경쟁에 치어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데는 성공하였지만, 저출산과 고령화의 덫에 빠져 딜레마를 겪고 있다.
<중략>
더욱 문제는 우리가 이런 사이비 같은 주장에 동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문주의가 퇴보하기 때문에 각자 사유의 시간이 줄어들고 우리는 기득권의 ‘사이비’에 속고 있다고 한다. 가짜는 진짜와 구별되기 때문에 솎아낼 수 있지만 사이비는 진짜보다 더 진짜인 척하기 때문에 솎아내기 어렵다. 민주주의 주인인 국민은 사이비에 통제되는 수동적 국민이 되어 버렸다.
저자가 이 책 전체에 걸쳐 강조하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바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당연한 권리인 것 같지만 사회 곳곳에서 이는 직, 간접적으로 억압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 결사의 자유는 각종 이유로 거부당하며 직접적으로 억압받고 있다. 경제적 종속, 경쟁사회에서 숨통 죄기 등으로 간접적으로 내 목소리 내는 것을 억압받고 있다. 내 목소리는 내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문주의 기반 사회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