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디고 연구소가 기획한 '공동선 총서'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슬라보예 지젝이다. 이 책은 국내의 지젝 관련 책들 중 최초의 인터뷰집이다. 하지만 단순히 한 명의 철학자와의 만남을 기록한 책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지젝이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 말해왔던 사유의 궤적과 정치적 지향점이 압축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충실한 주해(註解)를 통해 그의 사상사적 연대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이 세계의 실체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실천적 가능성에 대한 지젝을 비롯한 여러 지성들의 답변은 그 자체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이라기보단 차라리 또 다른 물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실천적 가능성으로만 제시된, 그리하여 그것을 실현할 주체의 결단을 기다리는 그러한 물음. 이 책은 인디고 연구소의 청년들이 독자들에게 제기하는 또 하나의 물음이다. 이 세계에 함께 존재하고 있는 당신과 내가 우리에게 가능성으로 제시된 공동선을 향하여,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 우리 모두가 그 대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요즘 세상은 미디어의 세상입니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미디어들이 쌓아져 나올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런 급변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받아 더 이상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급변해가는 상황 속 에서 스스로를 지킬 충분한 능력은 잘 생겨나질 않으니 이런 말도 틀린 말 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개인의 사생활이 공적인 삶을 침범하여 공적인 삶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공적인 상황과, 사적인 상황을 철저히 구분해왔습니다.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사적인 상황이 개입되게 되면 그 일의 공적인 목적을 소실해버리고 그르치게 되므로 그것들은 철저히 구분하여 함부로 사적인 대응은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