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말하고 쓰는 사람 홍승은이 건네는 ‘용기의 뒷모습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입을 떼기 전에 오래 머뭇거리는 사람이 있다. 질문을 받으면 얼굴을 붉히고, 횡설수설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끝내 하지 못한 말을 곱씹으며 자신을 답답해하거나 밤마다 입 밖에 낸 말을 후회하는 사람. 《숨은 말 찾기》는 홍승은 작가가 그런 이들에게 건네는 ‘용기의 뒷모습들’이다.
강연 노동자이자 집필 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홍승은 작가 역시 강의를 앞두고 못 먹고 못 자는 시간을 숱하게 보냈다. 이번 책에는 읽는 이들에게도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괴롭고 숨고 싶으면서도 계속 말하는 이유를 썼고, 동료 강연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달변가로 보이는’ 이들이 사실은 어떤 두려움으로 말하는지, 어떻게 용기 내는지 솔직하게 담았다. 입을 뗄 용기가 필요한 독자라면, 저자가 목격해온 말이 일으킨 변화의 순간들을 읽는 동안 내 안에 숨은 말을 불쑥 꺼내고 싶어질 것이다.
경청이라는 것은 참 쉬우면서도 어렵다. 조금만 집중해 들으면 되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머릿속의 필터에 따라 걸러지기도 바뀌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내용이라고 아예 들을 의지도 가지지 않거나 심지어는 그 사람의 배경만 보고도 경청할 가치가 없다며 떠나는 사람도 많다. 그렇기에 소수자의 말은 가장 나중으로 밀린다. 가라앉은 이야기, 소수자의 이야기들. 가장 나중으로 밀린 숨은 말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내면에서 밀려난 소외된 이야기는 세상에서 밀려난 소외와 명확하게 닿아 있다는 문장이 울림이 있었다. 경청이 가지는 가치는 이것으로 설명된다. 책을 읽으며 그러한 소수자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답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