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의 ‘싶다’는 과격하고 직설적이다. 「나의 詩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詩」 (19p) 에서 화자는 날카로운 칼로 무언가를 썰어대듯 발화한다. ‘움직이고 싶어’, ‘날고 싶어’를 지나 ‘부수고 싶어’, ‘울부짖고 싶어’에 당도한 언어는 ‘까무러쳤다 십 년 후에 깨어나고 싶어’로 끝맺어진다. 제목에 사용된 ‘싶지 않은’이라는 부정을 곱씹는다면 이 시는 더욱 강렬하게 와 닿는다. ‘싶다’라는 욕망적인 표현 안에 불안한 희망과 후련한 절망이 공존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