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교육매체 격월간 《민들레》에 실렸던 글 중에서 가려 뽑아 다시 손보았다. 30여 년 가까이 교육운동을 해오면서 교육과 삶에 대해 깨우친 것들을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20년 전 《민들레》를 창간했을 때와는 관점이 달라진 지점이 있기도 하고,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 지점도 있어 그것을 한 줄로 꿰는 작업을 한 셈이다. 꿰는 실 역할을 한 것은 상호작용 또는 맥락이라는 개념이다.
공부는 이것과 저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아는 것이다. 모든 공부는 ‘사이’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가 맥락 속에 있듯이, 진짜 정보는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이것과 저것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이자, 그 상호작용의 맥락을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교사와 학생의 사이, 학생들의 사이, 세상과 아이들의 사이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스스로 선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립심을 갖는다는 것일까? 혼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간다는 것일까? 아직 스스로 선다는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교육이 청소년에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기게 할 어떤 역할을 해야함은 분명하다.
현병호 선생님의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많이 남은 말은 스스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스스로가 먼저 서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스스로 서지 못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서로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생의 조건이 자립이 아니라 자립의 조건이 상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소년을 어떻게 스스로 서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책에서 말하는 그 답은 뿌리내림에 있다고 생각한다. 뿌리내림이 곧 상생이다. 뿌리내림의 의미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무의 뿌리가 여러 뿌리로 엉겨붙어야 더 단단히 설 수 있는 것처럼 나무가 자라나 홀로 우뚝 설 수 있는 지지기반이 될 뿌리내림이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