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신은 어디에 경계를 설정했는가!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동서고금의 통합적 접근『무경계』. 영향력 있는 철학자 켄 윌버의 저서로, 23세 때 저술하여 동서양의 심리학을 통합시키는 독창적 사상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의식의 스펙트럼》을 요약한 것이다. 동서양의 심리학은 물론, 정신요법과 신비사상을 모은 《의식의 스펙트럼》의 핵심주제를 좀 더 쉽게 설명하고 있다.
스스로 ‘나’를 묘사하거나, 설명하거나, 또는 느낄 때마다 마음속에 정신적 경계를 긋는다. 그런 다음 그 경계의 ‘안쪽에’ 있는 모든 것은 ‘나’라고 느낀다. 반면에 그 경계 ‘밖’에 있는 모든 것은 ‘나 아닌 것’으로 느낀다. 즉,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본질은 ‘당신은 어디에 경계를 설정했는가’라는 의미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 책은 인간의 본질과 깨달음의 지평에 관한 가장 정교한 통찰을 제공한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게 자신 외에 달리 있을까? 나는 자문해 본다. 나는 남성이고, 대학생이며, 24세이고 서울에 거주중이다. 나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고 활동적이기보단 정적인 인간이다. 나의 정체감을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또 내가 소속된 집단으로 나를 설명하기도 한다. 나는 한국인이자, 한양대학교에 재학중이고 그 중에서도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소속되어 있다. 나의 외양과 나의 사회적인 소속에 의해 사람들은 나를 판단할 것이며 나 역시 위에 나열한 것들로부터 나의 정체성을 역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나의 특성이 소속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속된 것으로부터 나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규정, 다시 말해 ‘경계’는 몹시 편리한 도구이다. 이 복잡다단한 세상을 몇 가지의 기준으로 재단하고 환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경계의식은 때로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부조리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켄 윌버의 <무경계>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세상을 경계 없는 땅에도 경계를 그어 나라와 도시를 구분하고, 금도 그을 수 없는 하늘에까지 경계를 나누어 분쟁을 빚는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의 경험을 여러 부분으로 단편화시키고 경계를 설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자기 자신으로부터 어떻게 소외시키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우리는 자신의 자각을 인위적으로 분할하고 구분하면서 경험과 경험, 삶과 삶이 서로 투쟁하도록 분열을 만들어낸다. 켄 윌버는 이런 현상을 폭력이라고 지칭한다. 이런 폭력이 불러온 결과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한마디로 하자면 불행, 바로 그것이다. 삶은 고통스러운 전쟁터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과 갈등은 잘못 설정한 경계들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이런 경계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방법, 또한 그 경계를 어떻게 해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