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베트남 전쟁을 정면으로 다룬 황석영의 장편소설 의 개정판. 황석영 특유의 선굵은 서사와 간명한 문체, 빠른 장면전환, 참전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현장감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1989년 제4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미군과 한국군 합동수사대의 안영규 병장, 민족해방전선의 공작원 팜 민, 베트남정부군의 팜 꾸엔 소령, 달러를 모으는 오혜정, 미군 탈영병 스태플리. 제국주의전쟁이 빚어놓은 '전쟁의 자식'들은 적과 동지가 뒤얽힌 물자 암거래의 촘촘한 그물 속에서 베트남전의 본질을 구현한다.
일반적인 전쟁소설의 몰역사적인 실존주의, 감상적인 혐전(嫌戰) 정서, 맹목적인 휴머니즘과 승자편에 선 화해 등과 거리를 두는 이 작품은, 일본어판(이와나미, 1994), 영어판(코넬대학출판부, 1994)에 이어 프랑스어판(쥘마, 2003)으로도 출간되었다. 이번 한국어 개정판은 1996년판을 다듬어 펴낸 것이다.
작가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46∼1954년과 1960∼1975년에 일어난 베트남 전쟁 중, 1960∼1975년에 미국이 NLF(민족해방전선)에 대한 공산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한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파견된 한국군이었던 안영규, 베트남군이었던 팜 꾸엔과 그의 애인 혜정(미미), 팜 꾸엔의 동생이자 민족해방전선에 가입한 팜 민,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미군들의 보고서이다.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군인 안영규는 정글에서 작전 활동을 하다가 다낭에 있는 합동수사대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서 선임병이었던 강수병에게 정글과의 전혀 다른 세계인 다낭과 블랙마켓에 대해 인수인계를 받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안영규는 우연히 밀거래를 하는 한국인 여자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그 후 대위가 씨레이션이 몰래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라는 명령을 받고, 베트남인 토이와 함께 조사를 하게 된다. 한국인 여자는 오혜정(미미)이라는 미군 PX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은 해고 되어 술집 여급으로 일하는 사람이었고, 팜 꾸엔이라는 베트남군 소령의 애인이었다. 토이와 안영규는 직접 블랙마켓의 깊숙이 들어가 보기 위해서 오혜정을 찾아간다.
한편, 푸에대학의 의대생이었던 베트남 청년 팜 민은 여자친구 소안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민족해방전선(NLF)에 가입을 하기위해 떠난다. 그 후, 훈련과정을 밟게 되는데 자신의 신념과 민족해방전선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지만, 훈련과정을 마친 후, 공작원의 임무를 가지고 다낭으로 돌아온다.
팜 민의 형이었던 팜 꾸엔 소령은 오로지 돈을 많이 모아 혜정과 가족들과 함께 외국으로 떠날 것을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도 블랙마켓에서 활동을 하고, 미국의 베트남 지원 사업의 하나였던 신생활촌 300마을 건설을 하는데 들여오는 자원들을 자신의 블랙마켓 활동에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