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사에 등장한 큰 정치가의 모델, 정도전
〈정치가 정도전〉은 정도전을 한국사에 등장한 큰 정치가의 모델로서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조선 건국의 공신인 정도전은 냉혹한 권력투쟁의 과정에서도 확고한 정치철학으로 새로운 정치공동체 조선왕조를 건설한 정치가였다. 이 책은 정도전의 사상과 행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정치가로서의 진면목을 밝히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사상과 행동을 통해 당시의 국내외 정세 변화를 연대순으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자학이라는 이념과 현실의 권력욕이 얽히면서 연출된 드라마가 펼쳐지던 여말선초의 역사상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정도전의 사상과 정치행위의 실상에 접근하여 큰 정치가의 모델로서 정도전을 살펴본다.
여기서는 주자학 수용의 역사가 시작된 1290년부터 조선 건국 직후인 1398년의 무인정변까지를 다루고 있다. 정도전에 관한 그동안의 이해에 의문을 던지며, 기존 연구의 접근법에서 설명되기 어려웠던 '수용된 주자학이 구체적인 정치의 장에 적용될 때 어떠한 양상을 나타내는가'라는 정치사상에서의 본질적인 문제를 규명한다. [양장본]
정도전이라는 인물은 성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그에게 있어 고려의 멸과 조선의 건국 과정은 찬탈의 국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새 나라의 조정에 출사하였고, 그 출사의 뜻을 밝힘에 있어서 불의로 투항하는 것이 아닌 불의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주자가 말하는 정통왕조, 즉 지속되는 왕조를 만들기 위한 이념의 제도화에도 힘을 쏟았다. 나는 정도전의 이 모든 행동이 (그것이 진의인지, 아니었는지 가려낼 방도는 없지만 그가 내세운 바에 의하면) 백성의 안정을 위함이었다는 데에 주목한다. 즉, 그가 출사를 하며 내세운 정통왕조 건립의 뜻도 잦은 왕조 교체로 백성의 삶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또한 조선의 정치‧경제 부문의 제도화에 힘을 쓴 것 역시 그러하다는 것이다. 반면, 현 한국의 현실을 보면, 백성의 안정을 위한 정치인의 존부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