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라는 제목으로 2002년 출간되었던 책의 개정판이다. 1969년에 세워진 대안학교 '알바니 프리스쿨'에서 삼십 년 동안 아이들을 만나온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 교사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학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직접 부딪쳐 얻어낸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알바니 프리스쿨은 3살부터 15살까지 아이들 50명 정도가 다니는 학교다. 유치원에서 중학교까지 아이들이 따로 수업을 받지만, 언제든지 함께 어울려 활동할 수 있도록 학교가 운영된다.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 것.
성적, 진학에 초점을 맞춘 다른 학교와 달리, 알비니 프리스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맺기"다. 이것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기에 학교는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때문에, 알비니 프리스쿨은 삶이 지닌 정서적 차원과 인간관계 차원에 마음을 기울이게 한다.
알비니 프리스쿨에서는 교사 역시 배움의 진행 속에 있다.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상하의 관계가 아니라, 학생과 선생, 학생과 학생은 모두 평등한 관계 맺기 속에서 다양한 삶의 진실을 배우고, 삶을 슬기롭게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사람들마다 교육을 인식하는 방법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교육의 본질이 인간의 자유로운 사유 역량을 증진하는 데에 있다고 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전인적인 발달이나, 사회 공동체의 건전성과 통합성 증진에 교육의 본질과 목적이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거시 사회가 인식하는 교육은 표현방법만 다를 뿐 그 방향은 명확하게 ‘아이들의 사유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어른들의 일’을 지칭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체계의 방향성은 법제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장기간 지속된 교육시스템과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고착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견고한 형태 지닌 교육적 패러다임은 성적 만능주의, 교육 불평등, 청소년 삶의 질 저하와 같은 심각한 역기능을 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시 사회는 교육 개혁을 진행하는 것은 교육체계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훼손하고 그것은 현재의 모순과 병폐를 지속하는 것보다 더 많은 피해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논리 하나만으로 교육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