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알퐁스 도데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이지만 특히 한국인에게 변함없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한국인들이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여백의 미를 두어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인간 내면의 ‘사랑’이라는 감정, ‘정’이라는 감정을 풍부한 서정성과 잔잔한 묘사로 은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의 작품은 특별히 소리 내어 ‘사랑’ ‘슬픔’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인간적 감정을 충분히 느끼도록 만들어 준다. 아마도 알퐁스 도데가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예민한 감수성, 시인과 같은 매우 섬세한 성향 때문에, 소설이지만 사실상 시, 노래, 운문에 가까운 부드러운 울림을 영혼 속에 불어넣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그의 문장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 이유로 불행을 느끼게 될 때 절실한 위로가 되는데, 인간에 대한 연민, 위로, 애착을 다시금 발견하는 문학의 본질적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날 아침, 등교시간에 많이 늦은데다 분사에 대해 물어보겟다던 아멜 선생님께 야단 맞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냥 뺴먹을까 하다가 힘껏 달렸다. 지나는 길 게세판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학교에 도착한 나는 평소의 시끌벅쩍한 모습과 다르게 엄숙하고 아멜 선생님의 특별한 복장에도 놀라웠다. 그리고 교실 뒤편 의자에는 마을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 때 아멜 선생님은 부드럽고 엄숙한 목소리로 오늘이 마지막 프랑스 어 수업이라고 했다. 알자스와 로렌의 학교에서는 독일만 가르쳐야 한다는 명령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