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극우·일베·반동·여혐 낙인을 넘어
정의의 재구성을 원하는 공정세대 탄생과 분투의 기록
편 갈린 시대, 가치와 이념을 혼동하는 시대, 비난이 쉬운 시대다. 동료 시민은 혐오주의자로 전락하고, 성별갈등 양상은 한편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는 사이 ‘이대남’은 ‘여성을 혐오하는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상징이 됐다. 이념과 가치가 뒤바뀐 자리에 찍힌 낙인이다.
그렇게 혐오의 총량을 키워가는 동안, 청년남성이 왜 분노하는지, 왜 공정에 매달리는지 알고자 하는 목소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런 현실이야말로 오늘날 청년남성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 모른다. 이 책에는 이미 기울어진 담론장, 그 담론장에 제대로 선 적 없는, 처음부터 설 자리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청년남성의 사회적 저항서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이 분노와 상처를 안은 청년남성들에게 위로를, 그들을 무책임하게 방치한 기성세대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이 사태를 잘 몰랐던 독자들에게는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다리가 돼주길 바란다.
①이대남의 등장
최근 정치 관련 뉴스나 신문, 인터넷 기사에 못 보던 신조어가 종종 보인다. 바로 ‘이대남’이다. 이대남은 이십 대 남성의 약어이다. 하지만 여기서 해석이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20대 남성은 요즘에 생긴 존재가 아니라 10년 전, 20년 전에도 존재 즉, 늘 우리의 일상에 함께 존재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대남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등장하게 되었을까?
2022년 기준 현재 대한민국 이대남들은 소위 말하는 586세대의 자식들이다.
모든 586세대라고 전부 좌파적인 성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화 운동의 주역은 아니지만, 이전 세대에 비하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환경에서 아들, 딸 차별 없이 길러진 세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며 그는 스스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수 우파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들을 제외하고는 별 사태의 심각성을 예견하지 못했다. 아니, 예견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페미니스트가 뭐냐는 반응도 종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