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2년 첫 출간 이래 2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를 리커버 에디션으로 재출간하였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이 시대,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를 통해 더 많은 이가 각자의 내면 안에 있는 힘을 발견하고,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상처 주지 않는다”
안젤름 그륀 신부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성경과 교부들의 말씀에서 길어 올린 깊은 지혜를 들려준다. 이제는 자신에게 상처 주는 일을 멈추고 참된 자유를 체험하기 위하여, 그 지혜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
우리는 흔히 누구 때문에 또는 어떤 상황 때문에 내가 상처를 입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안젤름 그륀 신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그의 말이 아니라,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며 또한 초기 그리스도교 교회의 체험이기도 하다.
다른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할 수 없고 오직 우리 자신만이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는 말은, 우리가 그만큼 자유로운 존재라는 의미이다. 그 어떤 고통이 나의 삶을 뒤흔들어도, 나는 상처받지 않을 자유를 지닌 존재이다.
왜? 하느님께서 내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그 누구도 침범하거나 훼손할 수 없는 절대 순수의 영역이 있다. 바로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자리이다. 완전한 자유, 즉 내가 상처받기를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라는 말은, 고통을 회피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그곳으로 가서 그분과 일치하라는 뜻이다. 우리를 창조하신 그분 안에서 우리는 참된 내적 자유를 누릴 수 있고, 그 자유는 고통에 맞설 힘을 우리에게 준다.
고통 없는 삶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내 선택에 달렸다. 우리는 고통을 통해 성장하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고통으로 인해 상처받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참으로 하느님과 일치한 사람은 결코 자신이 상처받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것을 선택할 리가 없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스토아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도 계속 상처를 준다는 것을 체험했다. 이것은 현대 심리학이 반복하여 주장하는 기본 법칙이다. 그의 철학은 타인이 자신에게 가한 상처에서 어떻게 자유롭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다룬다. 이 주제는 인간의 본질에 속하는 내적 자유의 표현이다. 인간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 자신의 중심 안에 머물러 있으면, 아무도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고, 아무도 그를 지배하지 못한다. 내적자아에 이르는 길은 우선 우리 안에 형성된 사물에 대한 표상들을 재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이 올바른 표상을 지니고 있다면, 물질을 통해서는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고 오직 하느님을 통해서만 고통을 받는다. 올바른 삶을 결정짓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이다. 인간은 하느님 뜻과 일치할 때 참으로 자유롭게 되고 존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