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기력과 냉소에 맞서는 가장 따뜻한 사진.
냉담과 무관심. 매일 숨 쉬고 부대끼며 숱한 사람과 섞여 드는 곳인데도 마치 TV 화면 속 세계처럼 세상사는 ‘우리 모두의 일’이 아닌 ‘남 일’처럼 무감각하다.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사진기자로 일해 온 강윤중 기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다. 지난 15년간 사회의 현안을 부단히 챙겨 온 기자답게, 저자는 문제의 근원을 찾기 위해 과감히 우리 시대 가장 문제적 장소를 찾았다. 그리고 카메라와 고군분투한 시간들을 책으로 펴냈다.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는 진짜 우리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으로 차별과 편견의 고개를 넘느라 힘겨운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현장을 돌아보는 다양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마냥 들려주는 방식’ 대신 비록 불편해지더라도 지금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따끔한 질문과 의구심, 낯선 생각들을 ‘제안’한다.
‘막장 드라마’, ‘막장 사회’처럼 누구나 쉽게 ‘막장’이라는 말을 내뱉을 때 저자는 태백시 철암 탄광 지하 400미터, 섭씨 30~40도를 오르내리는 진짜 막장으로 들어가 탄광촌 사람들의 가쁜 호흡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 외에도 해마다 급증하는 난민 신청자들과 이들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살피고, 중계본동 백사마을의 재개발 프로젝트를 다루기도 하는 등 이 책은 당대의 예민한 사회·정치적 이슈를 제시하며 일상의 재발견, 주목할 만한 인물 이야기를 망라한다.
‘편견’, 사전적 정의에서의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 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성인이 되고 세상을 좀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에서 약한 계층에 속하는 이들의 고통과 슬픔, 그들에게 향하는 사회적 시선 등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공감해보며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 혹은 편견들을 지워냈다.
사실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를 읽기 전까지는 편견들을 없애보려는 노력을 통해 나름 공정하고 치우치지 않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