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일하지 않는다, 나는 멈춘다, 고로 존재한다!
『시간의 향기: 머무름의 기술』은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저서로, 현대사회의 모든 시간이 노동의 인질이 되었음을 포착한다. 모든 시간은 일의 시간이고, 여가시간도 일의 시간을 준비하는 보조적 의미밖에 지니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 늘 시간이 없고 쫓기는지, 왜 시간은 그토록 허망하게 빨리 지나가 버리는지, 주어진 많은 시간은 또 왜 낭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일상적 질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아냈다.
이 책에서는 ‘노동’으로만 인식되는 피로사회를 넘어서 ‘사색의 시간’을 탐색한다. 헤겔, 마르크스, 니체, 프루스트, 하이데거 등의 사상과의 비판적 대결을 통하여 근현대 주요 사상가들의 요점을 짚어주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는다. 저자는 활동적 삶 중심의 가치관을 사색적 삶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멈춤의 시간, 활동하지 않고 자기 안에 머물며 영속적 진리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을 가질 때에 비로소 인간은 진정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
《시간의 향기》는 2009년 발간된 한병철(Han Byung-Chul, 1959 ~ )의 저서이다. 한병철은 독일에서 철학, 독일 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하였다. 1994년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 교수 자격을 취득하여 2012년 이래 현재까지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철학 및 문화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에서 한병철은 헤겔, 마르크스, 니체, 프루스트, 하이데거, 한나 아렌트 등 근현대의 주요 작가, 사상가들을 인용하여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근대에서 후근대로의 이행을 시간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고찰하며 현대인이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 원인을 규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한병철은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한병철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시간의 위기와 원인, 그에 대한 해결책인 사색적 삶에 대해 고찰하고, 책의 의의와 한계를 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