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삭막했던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 제비.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별안간 둔탁한 무언가에 부딪힌다.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이 먹통이 된 제비는 내장된 비행기 표와 신용카드를 잃게 되고. 허무한 오늘과 암담한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던 제비는 요상한 문어 석상이 놓여 있는 한 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조용한 마을 한구석 벼랑 위의 이층집 〈하쿠다 사진관〉을 발견한 제비. 사진사에게 차비라도 빌려볼 요량으로 제비는 사진관의 문을 여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비는 알지 못했다. 그곳에서 펼쳐질 수많은 이야기에 대해.
또 제주도야?
제주도는 늘 힙해 왔다. 우리 부모님들의 꿈꾸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으며 어르신들의 효도 관광과 이제는 학생들의 단골 수학여행 코스가 되었다.
우리나라 국토에서 비행기 혹은 배를 타고 제일 멀리 갈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고, 이국적인 자연 풍광과 (요즘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제주도의 방언과 물질을 하는 해녀는 평범한 일상을 해소해 주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코로나 이전부터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비롯해 육지를 떠나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성지 같은 곳이 되었다.
주인공 제비 역시 서울살이의 고됨을 해소하고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자 제주를 방문하였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뜻밖의 사고로 무용지물이 돼버린 침수된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헤매던 끝에 벼랑 위의 사진관 ‘하쿠다 사진관’에 발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