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벼락 거지’는 넘치고 빈민은 가려지는 시대‘선진국’이 된 한국에서 가난은 무엇인가?가난이 무엇인지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당장 먹을 음식이나 잘 곳이 없는 것, 생활비 부족, 심지어는 원하는 브랜드에서 물건을 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미디어에서는 ‘하우스 푸어’...
무더위가 한창 극성을 부리던 2022년 8월, 수원에 위치한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가족들이 지병을 앓고 있고 빚까지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 슬픈 사실은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는 나라가 되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나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자리에 오르기까지 온 국민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곤층의 죽음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런 비극이 일어날 때마다 정치권과 언론은 가난과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가난의 실체는 물론이고 개념조차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영국 상원의원이자 오랜 세월 빈곤 연구가로 활동해온 루스 리스터가 펴낸 이 책은 가난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이들에게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사람들은 가난이 무엇인지에 대해 각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즉각적인 음식이 없거나 잘 곳이 없거나,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심지어 원하는 브랜드에서 살 수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언론은 '하우스 푸어', '카 푸어' 등 주택과 자동차 등 자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구매력이 떨어진 상황에는 '가난'라는 공식이 붙기도 한다. '빈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지역, 국가, 시대에 따라 크게 다르다. 가난한 나라라면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들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한국에서 겪고 있는 빈곤에 대해 논하면 '보릿고개'와 같은 비교가 뒤따른다. 이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가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