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리고 일본의 미래를 전망하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예리하게 통찰한다. 국뽕, 반일, 혐오라는 기름기를 걷어 내고 일본을 정확하게 읽는 정독(正讀)과 자세히 읽는 정독(精讀)에 오롯이 집중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풍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은 진짜 근면한가?’...
일본에서 만든 것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를 하던 시대를 살았던 나에게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바뀐 첫 사례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점이 굉장히 고무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국민총소득은 몇 년 전부터 일본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베 정권이 시작한 무역보복조치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가고 있다. 역사적 원한과 오랫동안 간직해 온 패배감이 승리감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보면 글로벌 교역망으로 불리던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의 무역 조치로 인해 전초기지를 거쳤다고도 할 수 있다. 일본과의 무역 관계와 일본을 다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 책의 도움으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사람들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일이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 잔업과 장시간 노동에도 묵묵히 버티는 샐러리맨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일본어 중에 마지메(まじめ (真面目)) 라는 말이 있다. 진지하고 착실하며 성실하다는 뜻이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말 중 하나이며, 듣고 싶어하는 말 중 하나인데 실제로 일본 사람들은 진지하고 성실하다.
OECD 발표에 따르면 20년 기준 일본의 노동시간은 연간 약 1,600시간으로 세계 24위 전후이다. 그러나 이는 비정규직 파트타임을 포함한 수치이다.
정규직 남자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휴일을 포함한 일본 남성의 하루근무시간은 무려 375분이다. 압도적인 세계 1위이며, OECD 국가 평균보다 2시간이 많다.
장인과 같은 일본 노동자의 모습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형성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시간이라는 요소가 노동 속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 고용 노동이 보편화되면서 부터인 것이다.
고용된 노동자는 오랜시간 일함으로써 근면함과 자신의 노동 우수성을 뽐낼 수 있다. 결국 근면한 일본인의 모습이 형성된 것은 약 80~100년 정도 사이인 것이다.
일본인의 개량 능력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돈까스와단팥빵은 원래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었으나 일본식으로 개량된 것이다.
이렇듯 서양의 문물(文物)을 들여와 일본식으로 재탄생시키는 개량 능력, 하이브리드 능력은 일본이 타의 추종을 불허(不許) 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대화 시기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한자어는 서양에서 만들어진 개념을 일본인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 받아들인 개량의 역사이자 흔적이다.
메이지시대의근대화과정은 화혼양재 즉 서양의 문물을 재로 삼아 일본의 혼을 담아내는 정신이 강조된 것이다.
* 화혼양재 (和魂洋才) : '화혼'이란 일본의 전통적 정신을, '양재'란 서양의 기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