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의대에 간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했다” 한량 의대생에서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된 김지용의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뇌부자들〉김지용의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어쩌다 정신과 의사』. 2017년 3월 18일, 젊은 정신과 의사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이 처음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울랐다. 정신과 의사와 고고학자 사이에 묘한 공통점이 있음을. 둘다 꽁꽁 잘 숨긴, 깊이 파묻힌 과거의 유물을 조심스럽게 찾아 들어가는 일이라는 사실 말이다. 각각 땅속과 사람 마음속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둘 사이엔 유물을 발견해 과거 역사의 빈틈을 채우고, 그것들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료실에서 정신과 의사는 사람의 마음속을 아주 조심스럽게 들어가 잊었던 기억과 감정을 찾아내고, 그것은 현재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그런 공통점을 의식하진 못했지만 내 마음을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정신과를 만났고,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정신과 의사로서 공부하며 반복해서 들었고,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하며 확실히 깨달은 것은 ‘지금 여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에 숨어 있는 의미, 그것들을 더 잘 알아챌 수 있도록 내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정리해보려 애쓴다. 이 책을 쓰는 것 역시 그 애씀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