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개인의 기록이 모여 연대라는 사회적 기록으로 나아가다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는 대형 참사에서 생존한 당사자가 쓴 첫 단행본이다. 사회적 참사가 어떻게 개인에게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주고,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
책의 제목이 상당히 직관적이다.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그렇다. 저자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생존자였다. 누구나 꺼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생각하는 것조차 힘든 기억들.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도 힘들다. 심지어 글로 써보라니. 저자에게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었을 수 없다. 그럼에도 저자가 자신을 향해 있는 칼날의 기억들을 꺼내고, 써내려가고 책으로 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내 주제에 무슨 글이란 말인가. 대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한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어쩐지 불행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그런 이야기들이 지금 이 순간 불행의 늪에 빠져 간신히 코만 내놓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뭐가 되었든, 쓰기로 결심했다. 나도 안다. 잘 안다. 타인의 불행과 내 불행은 철저히 별개라는 것을. 하지만 또 가끔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타인의 고통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