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일본의 한 대학에 교환교수로 오게된 서양인 철학교수인 지은이는 선(禪)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궁도를 배울 결심을 하고 활쏘기의 대가를 찾아간다. 이 책은 이로부터 시작된 6년간의 활쏘기 수업에 대한 기록. <연금술사>의 지은이 파울로 코엘료가 "궁술을 통해 영적 여행을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책...
Ι. 스승과 제자
일본의 교육은 연습, 반복, 그리고 반복의 반복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점점 더 강도 높게 진행되며, 시연과 시범, 그리고 공감과 모방, 이것이 교육에서 기본적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기예들이 본질적인 면에서는 유럽식 방법과 같이 새로운 수업 방식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그 이유는 교수법, 모방의 의미를 조명해 봄으로써 찾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제자는 세 가지를 이미 갖추고 있는데, 즉 예의범절, 자기가 선택한 기예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 스승에 대한 무비판적 존경이 그것이다. 예로부터 사제 간의 관계는 스승의 입장에서 보면 수업의 틀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책임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우선 제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스승이 보여 주는 시범을 신중하게 모방하는 것으로 스승은 이때, 단지 간략한 지침들을 제시하는데 그치며, 참을성 있게 제자가 성장하고 원숙해지기를 기다린다. 스승은 윽박지르지 않고, 제자는 성급하게 발걸음을 놀리지 않으며 양쪽 모두 서두르지 않는다. 스승은 제자의 내면에 있는 예술적 재능을 일찍 깨우려 하기보다는 무엇보다 먼저 제자를 완벽한 기술을 가진 장인으로 만들려고 한다. 제자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통해 이런 의도에 응답하며, 헌신적으로 순종을 하는데, 여러 해가 지난 후 그동안 완전하게 익힌 기본 형식들이 더 이상 자신을 억압하지 않고 오히려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을 경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