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스스로 써나가는 삶을 위해 페터 비에리와 떠나는 감동의 여행!『자기 결정』은 독일의 저명 철학자이자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 페터 비에리 교수의 신작으로, 전작 《삶의 격》에 이은 ‘삶과 존엄’ 3부작 중 두 번째 책이다. 《삶의 격》에서 페터 비에리가 삶에서 가장 절실한 가치로 ‘존엄성’을...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김영하 북클럽 책 소개 목록에서 발견한 사건 덕분이다. 소설은 왠지 끌리지 않았다. 소설보다 인문학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운동을 알차게 했을 때 사람들이 맛있따는 표현을 쓰길래 따라해봤다. 그래서 김영하 북클럽 사이트는 왜 들어갔냐고? 이전에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다. 제목을 생각이 잘 안 나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는 필체에 감동했꼬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각설하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자기반성이 저절로 된다.
이런 질문을 자동반사로 한다. 자기는 누구인가? 스스로라는 단어도 주체가 있고 이타적이기도 하면서도 이기적인 행동이 포함되는 의미를 지닌다.
“성공과 실패, 승리와 패배, 경쟁과 순위의 논리가 너무도 시끄럽게 세계를 뒤덮고 있지요. 제가 원하는 문화는 조금 더 잔잔한 소리가 지배하는 문화,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도움을 받는 고요함의 문화입니다.”(p.39) <자기 결정>에서 저자 페터 비에리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 부분에 나타나 있다. 자기 결정은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고 타인의 것도 존중할 줄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자기 결정>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부분은 자기 결정의 정의로부터 출발한다. 나아가 자아상의 의미와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다루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시선을 대처하는 법도 나름대로 설명한다.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외부로부터 압력이 없어야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소망대로 살고 싶어 합니다. 어떻게 생각할지 무엇을 말하지 어떤 행동을 할지 다른 누군가가 정하는 것을 원치 않아요. 부모의 간섭, 배우자의 은근한 독재, 고용주나 집주인으로부터의 협박, 정치적 압제 같은 것이 없기를 바라요. 원하지 않는 것을 시키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것입니다. 외부로부터의 폭압, 즉 그 어떤 위협도 없는 상태를 원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막는 질병이나 가난도 원치 않아요.
이것을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상황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규범은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짓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규범이 없다면 존엄성도 없고 행복도 없을 것이지요. 이렇게 해석을 내릴 때, 스스로 결정짓는 삶은 이 규범의 틀 안에서 외부로부터의 강제가 없는 삶, 그리고 어떤 규범을 통용할 것인지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삶을 말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나의 내면세계가 외부와 아무리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하나의 세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과 소망을 주관하여 말 그대로 삶의 작가요, 그의 주체가 되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사건을 단순히 맞닥뜨리거나 당하여 그 일로 인한 경험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압도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주체가 되는 대신에 단순히 경험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삶을 가리킵니다. 자기 결정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원하는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 생각과 느낌과 소망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러한 성찰의 사고방식에는 아주 중요한 생각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것을 느끼고 원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인식입니다. 자기 결정이 가능한 우리 같은 존재에게 가능성이라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것은 인간이 삶을 이끌어나가는 데에 하나의 방식, 자기만의 방식뿐 아니라 수많은 전혀 다른 방식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기 결정은 가능성에 대한 인지력, 즉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