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들까지 감동시킨 최고의 시의 ‘한 구절’을 만나다!시인들이 뽑은 ‘내 영혼에 남아 있는 시 한 구절’을 그림과 함께 엮어낸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 계간 시 전문지 「시인세계」가 마련했던 기획특집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를 통해 시인들을 사로잡았던 시구를 한...
Ⅰ. 들어가며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는 시인세계에서 109명의 시인들이 마음 속에 밑줄쳐진 시구, 마음이 사무치도록 시인의 영혼을 전율시켰던 시구들을 모아 펴낸 책이다. 단 몇 줄의 시구가 시인의 뇌리를 번쩍이게 했던 놀라움을 느끼면서 나는 이 중 6편의 시구를 골라 그 시구를 음미하면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Ⅱ. 작품감상
1. 김상미 – 내 안에서 자라나는 문학
나도 감히 상상(想像)을 못하는 거대한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김수영, 「거대한 뿌리」에서
사람들도 나도 땅 위에 피어있는 꽃이나 나무로만 그 꽃의 색깔을 보고, 그 나무의 크기를 가늠한다. 땅 속 깊숙이 그 생물을 지지하고 양분을 공급해주고 있는 ‘거대한’ 뿌리는 생각하지 않은 채. 당장의 보이는 떡잎을 보고, 시시하게 여기고 있다.
지금 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비록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초라한 대학생의 행색이지만, 분명 내 안에 내재되어 나를 지지하고 양분을 공급해주고 있는 나의 ‘거대한 뿌리’가 있다. 나도 그 것이 어떻게 생긴 ‘뿌리’ 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내 안에 어떠한 큰 힘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믿고 가끔 몰아치는 비바람과 차가운 시선들을 견뎌내고 있다. 내 안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뽑히지 않는 뿌리, 나를 지켜주는 뿌리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나는 나의 뿌리를 살찌우러 학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