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7년 만에 나온 〈지리의 힘〉 제2탄21세기에도 계속되는 지정학적 갈등, 세상은 변했지만 지리는 변하지 않았다“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지리의 힘〉을 펴낸 저자는 그 책의 첫 페이지를 이렇게 우크라이나...
세계에서 6번째로 국토가 넓은 나라이자 아열대 우림지대, 사막지대, 사바나 지대 그리고 눈 덮인 산맥까지. 지구상의 지리를 모두 함축적으로 압축해본 것 같은 국가가 호주다. 동쪽의 브리즈번부터 서쪽의 퍼스까지 자동차로 운전해서 횡단한다면 거리가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시리아를 모두 거쳐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가. 양극 체제 이후의 세계
국가가 생기고 난 이후의 모든 국제적인 문제는 근본적으로 영토의 문제, 즉 지리의 문제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나라가 직접적인 전쟁을 벌인 예는 역사 이래 단 한 번도 없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그 극명한 사례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세력으로부터 멀어져 서방 세력으로의 편입을 노리는 반면, 러시아는 서유럽과 대치하는 한 가운데 위치한 우크라이나를 순망치한의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에 처한 국가들은 세계 도처에 널려 있다.
팀 마샬의 『지리의 힘2』는 바로 그런 관점에서 저술되었다. 이 책은 주로 “재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양극 체제가 무너지면서 다극화 체제로 전환된 세계에서 광범위한 파급력을 몰고 올 지역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적 범위에서 지리적 영향이 두드러지는 국가들을 열거하고 그 국가들의 어제와 오늘을 조망하고 있다. 국제 관계에 밝지 않거나 잘 모르고 지냈던 국가들에 대한 짧은 지식을 얻는 데는 꽤 유용하다.
나. 섬나라들
제일 먼저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시작하여 아홉 개의 나라를 소개하고 있으며, 제일 마지막으로 우주로까지 이야기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서술된 국가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해당 국가들 간의 어떤 연계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므로 어느 국가를 먼저 읽어도 상관은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영역할 것 없이 지리적인 영향을 제외하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 국가 내에서 지역별로 억양이 다른 사투리가 생기는 것도, 특산물이 생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리적 여건은 사람들의 기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족 간의 갈등은 바로 그런 기질들의 부딪침이라고도 볼 수 있다. 책에서 언급되는 아홉 개 국가는 서로 다른 발전과정을 걸어왔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듯하다.
지정학은 주목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외교에는 너무 중요하다. 거리나 험한 지형 등으로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비행기로 이동해 헬기로 접근할 수 있다. 드론으로 정찰은 물론 공격도 가능한 세상이라지만 지정학은 우리 생활, 특히 정치와 외교에서 논의될 수 없다. 단순히 인공위성을 개발해 우주로 쏘아 올리는 세계지만 러시아는 감히 시베리아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총 91개국이 참가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일주일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전 세계인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2월 24일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국가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것이다. 현재까지 유엔이 공식적으로 집계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는 3381명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뿐만이 아니라 여러 도시들이 파괴되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 국제정세 관련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조건이다. 그동안 자신들 쪽으로 더 가깝게 오게 만들려는 서방과 러시아 중간에서 우크라이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완충지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던 러시아는 불안감이 심화되지 침공이라는 최악의 수를 둔 것이다. 놀랍게도 영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팀 먀살은 2015년 자신이 쓴 [지리의 힘]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렸었다. 7년 만에 국내에 출간된 [지리의 힘2]는 전작에 이어 한 국가의 운명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 줄 지리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