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북한 작가들의 철도 이야기 소설집 두 번째 『신의주에서 개성까지』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굳이 말하자면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소설’이라기보다 ‘이야기’ 같다. 그만큼 내용이 쉽고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오늘날의 북한에서 바야흐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옮겨다 놓은 것...
정리: 보따리장수의 초라한 행보는 돈 된다는 정보를 남보다 먼저 알았어도 자금력 있고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있는 큰 손들이 움직이면 며칠 만에 판도가 바뀐다. 트럭에 상품을 대량으로 싣고 신속히 이동하여 싼값에 뿌려 버리는 일로 인해 개미는 녹아난다. 북한에 사는 나와 친구는 삼면경대를 예닐곱 배 팔 수 있어서 준비하지만, 열차 타고 가는 곳곳마다 윗선들에 의해 거울을 뺏긴다. 돈은 돈대로 들고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다. 두 사람이 목적지에 가서 삼면경대를 팔기까지 한 달이 걸렸는데 그사이에 세상이 바뀌어 버렸다. 말라버린 까나리를 갖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까나리를 이고 장에서 판다. 거미줄 철도는 북한의 철도 형편을 말하는데, 교통이 불편해서 돌아가야 하고 열차도 오래되어서 고장이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