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열두 사건을 되짚어 보다!2014년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의 탑승객이 숨졌을... 『민낯들』은 우리가 잊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던 열두 가지 사건을 담은 책이다. 故 변희수, 故... 사회의 민낯을 폭로한다(2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만 돌림노래처럼 반복하면서 정작 놓친...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상대방에게 들춰졌을 때의 기분은 상상으로도 좋지 않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겪기도 해보았지만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고 민낯을 드러냈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며, 한 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민낯을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나의 치부가 들키는 것보다 훨씬 치욕스러울 것이며, 들춰지더라도 애써 외면하고자 ‘노력’까지 해버리는 그러한 문제들이다.
사람은 어두웠던 과거나 기억에 대하여 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실제로 쉽게 잊혀지는 편이다. 하지만 어두운 기억을 잊었더라도 다시금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다시금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서 '잊지 않겠다'는 선언은 말뿐인 사회를 잠시 멈추게 한다. 사회학자인 오찬호는 매번 선언문을 반복하며 고통을 소모하고 흘리는 우리의 민낯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사회가 원망스럽지만 그것뿐, 미안하지만 그것뿐이라는 불감증에 답답함과 답답함이 뒤섞여 느껴진다. 아픔을 떨쳐버릴까 망설이는 가운데 증오와 편견의 거친 언사가 파고드는 작가의 눈빛이 포착된다. 사람들은 쉽게 화를 내고, 마치 그랬듯이 다시 잊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한 사건은 또 다른 더 큰 사건에 묻히고, 오래된 사건은 최근의 사건에 가려져 뜨거워지고, 반복적으로 잊혀져버린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니 취약계층 개인의 외침이 벽에 가로막히는 일이 반복된다. 고 변희수 병장의 황당한 죽음 이후에도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회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