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석유의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인간 활동이 탄소를 내뿜고 있고 점점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경제 활동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의 저자들은 “향후 30~50년간 인류는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19세기 석탄부터 20세기 석까지 인류, 산업, 투자의 역사가 뒤바뀐 결정적 순간 뒤에는 늘 에너지가 있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에너지는 단순히 산업의 주요 요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적 요소
이자 국제관계를 좌우하는 ‘숨은 권력’으로 존재해왔다.
다시 말해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쓰지 않는 제재 중 가장 강력한 수단은 석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의 공급을 막거나 자원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만큼 한 나라의 생존을 위협하는 제재 수단은 없다. 식량과 관련한 제재도 가능하겠지만 인도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식량은 어느 정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력이 떨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에 반해 석유는 그 편재성(偏在性) 때문에 거래를 막으면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 지금도 에너지 자원을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형태는 지속 중이다.
예를 들어 2021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등을 놓고 미국 및 EU와 갈등하면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급격히 줄였다. 그 결과 유럽의 가스 가격은 2021년 12월에 그해 상반기 대비 5배 이상 폭등했다.
또한 걸프전쟁과 같은 굵직한 전쟁들의 주요 발발(勃發) 이유가 석유 때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탄소중립 이슈가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거대한 대전환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석유의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인간 활동이 탄소를 내뿜고 있고 점점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경제 활동은 더 이상 지속가능 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알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 중 하나인 여행과 교역 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석유이다. 석유 외 다른 에너지원으로 비행기나 선박을
구동하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매우 드물다
내 생각에는 향후에도 바이오 중유나, 전기를 이용한 항공기나 선박 구동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석유가 없다는 것은 곧 우리
일상이 중지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는 인류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가 바로 탄소감축과 에너지라고 하였다.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바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문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석유를 활용하면서 인간의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일하고 굶주림에서 벗어났다고 하였다.
미국 언론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석유가 고갈된 미래 사회를 예측했다고 한다. 전기차가 보급되지만 일부 개인만 소유할 것이라는 예측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석유가 우리 인류의 삶을 엄청나게 바꾸었듯이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을 만들려면 엄청난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2022년 현재, 세계는 에너지 쇼크에 빠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상하이 봉쇄를 비롯한 국제정세에 따라 유가가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원자잿값, 물류비, 환율이 함께 뒤흔들리고 있다. 이 책은 디지털과 탈물질화가 중심인 미래 산업 구조에서도 결국 에너지원의 변화가 핵심임을 이야기하며, 미중 패권 대결에서도 에너지가 중요 요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일상과 경제는 상상 이상으로 석유에 기대고 있다. 석유는 여러 재화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선결 조건’이다. 그러나 석유는 한정된 자원이며, 인류의 당면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