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소설 <숙영낭자전>은 다른 고전소설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된 모습을 보여준다. 고전소설은 대개 백성들이 즐기던 판소리가 소설로 정착된 데 비해 <숙영낭자전>은 소설이 먼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판소리가 창작되었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에 나온 여느 고대소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김만중이 쓴 소설 <구운몽>이나 작자 미상의 <전우치전>에서 보는 것처럼 도선적(道仙的)이고, 비현실적 서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선경(仙境)인 옥연동을 인간인 백선군(白仙君)이 찾아가 숙영낭자를 만나고 그녀를 인간 세상으로 데려온다든지,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자살한 숙영낭자가 하늘의 조화를 힘입어 다시 살아나는 사건들이 그러하다.
<숙영낭자전> 역시 다른 고대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근원설화를 담고 있다. ‘백선군’이라는 인간과 ‘숙영낭자’라는 선인(仙人)이 결혼하는 이야기에서 ‘결연설화’의 자취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