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L의 운동화』와 위안부 피해자 증언 소설 연작들(『한 명』, 『흐르는 편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는가』), 그리고 『떠도는 땅』에 이르는 김숨의 최근 작업이 바로 이 윤리적이고도 내면적인 “듣기 시간”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그리고 그 “듣기...
김숨이 어떤 작업을 하는 작가인지 몰랐다. 이름이 독특해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열 권이 넘는 작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삶을 담았다. 《듣기 시간》은 그 시작점이 되는 격이다.
《듣기 시간》은 중편소설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담은 짧지만 짧지만은 않은 소설이다.
배경은 1997년, 작가 김숨을 연상시키는 구술 증언 채록자 ‘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황수남’을 인터뷰하는 일에 자원했다. 황 할머니는 위안부임을 밝히기 한참 전에 정신 병원에 입원한 경력이 있고 현재 진주에서 홀로 생활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