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대성의 문화 정치와 지식 생산의 탈식민화!한국의 군사화된 근대성의 등장과 쇠퇴를 배경으로 일반 여성과 남성의 정치적 주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검토한 책.『군사주의에 갇힌 근대』는 정치사회학자이자 교수인 저자가 '군사화된 근대성'이란 주제로 1963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 사회의...
서론: 한국의 민족국가 건설과 그 구성원 되기의 성별 정치학
13-15쪽. 이 책은 한국에서 사회집단이 국가구성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둘러싼 정치를 탈식민 여성주의 시각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에서 지난 30여 년간 일어난 급격한 사회변동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근대성 개념을 적용한다. 이 개념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문화연구 분야의 통찰을 끌어와서 근대성을 레이몬드 윌리엄스가 말한 키워드의 한 예로 본다. 키워드로서의 근대성이란 그 시대 사회 변화의 바람직한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을 묘사하기 위해 여러 사회 집단이 자주 사용하는 개념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근대성을 서구의 사회변동 경험에 근거한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담론에서 나온 규범적 가치와 사회 조건의 체계로 정의할 수 있지만 나는 근대성을 연구할 때 이미 확립된 표본으로서 서구의 가치와 사회조건이 어떻게 지역적이거나 전지구적인 맥락에서 선택적으로 이용되고 재구성되는가에 초점을 둔다. 근대성의 구체적인 의미는 민족 국가 사이, 그리고 국가 안 사회집단들 사이의 비대칭적인 권력관계라는 맥락 안에서 결정된다. 다시 말하면 다양한 집단들이 그들 사회의 변동 방향에 대한 주장 공약 지식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근대성의 의미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같이 근대성을 문화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우리는 비서구 사회의 변화를 그 사회의 맥락에서 연구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근대성의 문화정치는 근대성을 단지 공허한 기호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다. 즉, 기호학에서 주장하듯이 근대성이 아무런 역사적 맥락이 없는 의미의 자의적인 치환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공허한 기호는 아니다. 식민주의 신식민주의의 역사 그리고 민족 국가 간의 권력 불평등, 그 사회 내부의 집단들 사이의 불평등이 근대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정의되고 이용되는지 결정한다. 근대성의 구체적 의미를 두고 다양한 사회집단들 사이에 경합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