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밀림의 귀환(THE JUNGLE GROWS BACK)〉의 저자인 로버트 케이건은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이 세계의 정원사 역할을 자처했기에 세계는 평화를 유지하고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정원사의 역할에 지쳐가고 있으며, 막중한 도덕적, 물질적 책임을...
'국제 질서'라는 용어는 최근 몇 년 동안처럼 국제 관계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질서는 주권국가의 상호작용에 적용되는 원칙과 제도로 정의되며, 역사적으로 강대국 간의 전쟁과 같은 대규모 사건의 결과로 확립되어 왔다. 국제질서의 개념은 17세기 중반 근대 국제관계가 수립된 이후부터 존재해 왔지만,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국제질서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그만큼 국제질서가 불안해졌다는 방증이다. 현대인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의존해온 국제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국인 미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을 반영한 자유주의보다 우월한 국력과 시장경제 원칙을 결합해 확립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다.
과거 냉전시대는 소련의 몰락으로 자본주의의 승리로 마무리 되며, 세계질서는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 중심의 체계로 재편되어 30여년간 대체로 평화로운 시대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미국 내에서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과도하게 소요되는 비용과 희생에 대한 필요성에 의구심에 제기되며, 점차 자국 중심주의로 태도를 변경하고 있고 이에 따라 세계질서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반면에 새로이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세계 패권에 도전장을 내고 있고 러시아도 구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자위권 행사를 이유로 실질적으로 재무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부터 세계안보에 문제가 되어온 중동 또한 언제 다시 세계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