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프랑스 태생의 동양사학자 르네 그뤼쉐의 『세계경영의 CEO 칭기즈칸』. 야만스런 정복자일 뿐 아니라, 세계경영의 CEO 칭기즈칸의 생애를 따라간다. 과학, 의복, 상업, 음식, 문화, 예술, 문학, 음악, 미술, 그리고 전쟁기술 등 동서양 세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은 칭기즈칸이야말로 진정한 세계경영의 CEO임을...
유년기의 칭기즈칸이 고난의 세월을 이겨내고 자랐다는 이야기는, 칭기즈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 쯤은 들어볼 법하다.
칭기즈칸은 빈곤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자, 동시에 동아시아부터 동유럽까지 잔혹한 학살자로 악명을 떨쳤던 공포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의 말발굽 아래 무릎을 꿇었던 이들은 여전히 이를 갈고, 그의 군대를 막아냈던 이들의 후손들은 이를 자랑스레 여긴다.
또, 그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수백 년이 지났고 국체가 여러 번 바뀌었음에도, 일부가 그와 같은 생활을 유지하며 그의 후손을 자처한다.
그의 어머니인 호엘룬은 몽골인의 시조 격이 되는 전설상의 알랑 고아, 다얀 칸을 키워낸 만두하이 카툰과 더불어 현재까지도 몽골인이 가장 존경하는 3대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칭기즈칸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은 이토록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우리가 칭기즈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굉장히 단편적인 일대기에 불과하며, 타 국가에 비해 몽골은 특히 상세히 알기 더욱 어렵다.
이번 학기에 배우고 있는 유목민족의 삶과 역사는 개인적으로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 하던 부분이 많은 분야였다. 예전에 몇 편의 다큐멘터리에서 유목민족의 삶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많은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수업에서 뜻밖에도 관심 있었던 유목민족의 역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또 이 방면의 대가라고 불리는 르네 그루세의 “세계경영의 CEO 칭기즈칸”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나에게 유목민의 삶의 모습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그들의 이동생활이었다. 누군가는 유목민족이니 이동생활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말할 수 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어느 곳에 정주하지 않고 늘 이동하며 산다는 것이 상당한 충격으로 느껴졌었다. “아니,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살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의문이 잘 풀리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그들의 삶이 우리보다 참 수준이 낮고, 어찌 보면 미개하기까지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