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촌의 재개발과 철거는 불가피한 것인가
‘불량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른 것은 높은 경사의 언덕에 끝없이 늘어선 계단과 양 옆을 빽빽하게 틈 없이 채운 주택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형태에 한국적 특수성이 존재하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 한국의 불량촌은 한국 불량촌의 원형인 토막 민촌, 국토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생성된 판자촌을 거쳐 도시화 과정에서 형성된 달동네까지 이어졌다. 그중 불량촌의 정형이라 할 수 있는 달동네는 1950년대 말 이후 도시로 몰려든 극빈층이 일자리가 밀집된 도심 주변의 야산과 구릉지 등에 생활 터전을 잡고 거주하기 시작하며 형성되었다. 이후, 정부가 이런 무허가불량촌에 대해 철거와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하며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