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집 『말의 온도』는 농익은 사랑 이야기처럼 따뜻하다. 시인이 내뿜는 지극한 배려와 따뜻한 온기가 곳곳에 스며 있다. 이처럼 두 번째 시집 『말의 온도』에서 시인의 시선은 새로운 세계의 따뜻함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기에 생명이 있는 시, 영혼이 있는 시의 본령을 찾고 있다. 시인이 찾아낸 자연의...
딸이 늙은 어머니를 모시려고 일부러 귀향한 것이 미안한 어머니는 딸이 해 준 음식이 다 맛있다고 하신다. 자신이 한 것보다 백 배나 맛나다고 칭찬하신다. 딸은 어머니의 간곡함에 본채를 쓰고 어머니는 사랑채를 쓰고 있는데 만약 어머니를 사랑하는 큰오빠가 왔다면 본채를 내어주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 딸은 그만큼 본채와 사랑채만큼의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침을 굴비로 든든히 채운 어머니는 딸의 권유로 꽃구경 가기로 하신다. 딸과 어머니의 정겨운 대화가 따뜻하다. 말의 온도는 봄처럼 따뜻하다.
어머니는 열여섯에 시집와서 칠십 년 넘게 한집에서 사셨다. 일찌감치 이혼한 딸이 안방을 차지하고 어머니는 사랑방으로 가시게 된 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해맑은 웃음 속의 간절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