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디지털의 얼굴을 한 시대의 노동과 가난은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정치철학을 전공한 후 대학에서, 거리에서 수많은 강의를 해 온 저자는 먼저, 이런 현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설명하고, 현재...
요즘 책들의 제목이 비슷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가 온다’라는 제목 역시 낯설지 않다. 혁명의 시대답게 앞으로 ‘온다’는 게 왜 이리 많은지... 도대체 새로운 가난은 무엇인가?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움츠려든다. 나는 원래 가난한데 새로운 가난이 또 온다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결국 나를 두 번 죽일 셈인가. 제목에 이끌려 그냥 읽었다. 그러나 정치철학자인 이 책의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단순히 호기심으로 바라볼 문제들이 아니었다.
저자는 반문한다. 팬데믹 사태가 우리를 위기로 몰고 가지만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위기가 없던 시기가 있었던가. 우리는 단지 그동안 우리에게 닥친 그리고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확연히 드러난 이후에나 인식하기 시작했다. 팬데믹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맞물린 자본주의가 부의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보여주고 있다.
1. 내용 정리
1.1. 책 내용 핵심 요약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대, 지금을 제 2 기계의 시대라고 부르며 지구적 시장, 복지국가, 플랫폼 노동, 분배를 위한 재원 확보 방법 및 분배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한다고 하지만 인간의 고유성은 시간 개념의 인지와 우연성에 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릴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실제 고용률은 오르고 있다라고 하며 그렇지만 새로 생겨난 일자리들은 저임금 플랫폼 노동이 대부분이라고 하며 문제를 제기한다. 플랫폼 노동이 처한 현실에 대해 말하며 자동화된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의 긍정적인 파트너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후반부에는 초국적 기업이 국가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자동화가 소수의 특권층을 형성하는데에 기여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제 2기계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배방식과 그 재원확보 방법에 대하여 여러 제도를 제안한다.
1.2. 인상적인 구절 또는 함께 읽어보고 싶은 부분
(짧은 문장은 내용 기록, 길면 쪽수와 줄수로 표시 ex. 143: 8~14)
247쪽 1~9줄
2. 새롭게 알게 된 것
2.1. 4차 산업 혁명에서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나 기사등을 통해 그래도 일자리는 꾸준히 창출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이 직종들이 플랫폼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기초 생활조차 영위하기 힘든 저임금 노동들이었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되었다.
2.2. 민영화가 국가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민영화를 통해 정부는 점점 가난해 지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특성상 편향된 정책으로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고, 국가는 다시 국유화를 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민영화가 가지는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2.3. 기초자본 제도를 처음 알게 되었다. 기본소득과 유사한 면이 있지만 재원 확보 등의 면에서 더 효율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아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우리는 언텍트 시대를 산다. 그러기에 다른 이에게 손을 내밀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없다. 손을 잡는다는 것은 관계의 형성을 의미한다. 서로 돕고 연대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 손을 잡아서는 안 되는 “만질 수 없는 시대”에 산다.
언텍트 시대에는 충분한 거리가 곧 상대에 대한 존중이자 보살핌이다. 이 책은 서로 만질 수 없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평범한 우리가 위기의 시대를 지날 방법에 대해 말한다.
제 1장 인공지능의 시대에 던지는 다섯 가지 질문
아렌트가 말했듯이 ‘인간의 자유란 스스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1장에서 묻는 질문은 “달라진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고자 하는가”라는 두 가지다. 우리의 현실에 대한 질문과 우리가 바라는 희망에 대한 질문이다.
USB 플래시 드라이브는 2000년부터 상용화되어 판매되었다. 처음 저장용량은 최대 8메가바이트였다. 이후 1테라바이트짜리 드라이브가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채 20년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디지털 기술의 다양화와 상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전통적인 펜팔 역시 ‘www’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이메일로 대체되었고, 휴대용 컴퓨터인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낸 컴퓨터보다 10만 배나 큰 램 수를 가진 작은 컴퓨터를 휴대하게 되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알려진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제 1의 기계시대가 가고 4차 산업혁명에서 시작한 제 2의 기계시대가 오고 있다. 제 2의 기계시대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이다.
과거에도 세상을 급변시키는 산업혁명이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최근의 4차 산업혁명과는 달랐다. 근로자에게 혜택이 주어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기술 발전은 초국가적인 기업들만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노동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져 노동자들은 '0시간 고용' '클라우드 노동' '컨시저지 노동' '플랫폼 노동' 등 삶의 질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고용형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