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 유명한 빨강머리의 말괄량이 삐삐. 꼭꼭 땋아 양쪽으로 쫙 뻗친 머리, 얼굴 가득한 주근깨와 짝짝이로 신은 긴 양말. 엄마는 천사이고 아빠는 식인종의 왕. 뒤죽박죽 별장에서 혼자 사는 삐삐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신이 난다. 자기 생일에 친구들 앞에서 한 결심 ` 난 커서 해적이 될거야`. 삐삐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지어내기 선수인가 보다. 긴 다리 아저씨가 아닌 긴 양말 신은 아이 얘기를 해 달라는 딸의 말에 어쩜 이렇게 선이 굵고 산뜻한 동화를 생각 해 냈을까. 작품의 주인공을 삐삐라 이름 짓고 터무니없이 마구 지어내서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고 아이들이 크게 웃을 수 있게 한 말괄량이 소녀를 만들어 낸 것은 어떤 아이디어였을까. 아동문학의 고수들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혹 그녀 자신이 그렇게 하지 못해서 대리만족 겸 만들어 낸 작품은 아닐까. 그 시대의 태생이라면 그리고 그녀의 외모에서 나는 너무도 반듯하게 자랐을 것이라는 평을 감히 해 본다. 얘기를 좋아 할 것 같아 보이는 얇은 입술이며 윤곽이 뚜렷한 얼굴형에서도 곱게 자란 태가 지나칠 정도로 가미 되어 있었다. 삐삐를 전 세계에 알려 아이들에게 씩씩함과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해 준 그녀도 사실은 자신의 딸은 삐삐의 말괄량이 같은 성격도 조금은 배웠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삐삐는 그녀의 작품에서 그녀를 닮아 끝없이 상상하고 꿈을 꾼다. 딸에게도 고마워 해야 한다. 딸이 그녀의 얘기 봇 다리를 풀게 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삐삐라는 존재는 그저 긴 다리 아저씨로 남았을 것이다. 그녀의 딸은 아마 훌륭한 과학자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된다.
삐삐 롱스타킹을 보고 나면 삐삐와 앤의 모습이 머릿속에 겹친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간 머리 앤의 주제가에서처럼 앤은 주근깨에 빼빼마르고 못생겼지만 내적으로 가진 상상력은 무척 뛰어난 아이이다. 이처럼 삐삐도 주근깨에 힘도 세고 뭐랄까 되게 독특한 아이이다. 주근깨 같은 외적인 모습과 말괄량이, 모험심, 자신감 있는 이런 모습 때문에 삐삐와 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지도 모른다.
삐삐를 보고 있자면 마치 어릴 때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내가 삐삐처럼 엄청 말괄량이이고 힘이 세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 나는 천방지축 말괄량이였고 뭐든지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고집도 대단했다고 한다. 너무 어렸을 때 일이라서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엇인가 사고 싶을 때면 주저앉아서 막 울기도 했고, 괜히 심술이 나서 문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했고, 하루 종일 놀다가 들어오면 방아깨비를 잡아오고, 천장에 있는 도마뱀에게 쿠션을 던져서 맞추기도 하고 ..
들어가면서
‘말괄량이 삐삐’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 외화다. 지금은 영드,일드,미드 등 전세계 각국의 드라마가 여러 경로를 통해 방송되고, 즐겨 보고 있지만 불과 십여 년 전 혹은 그 이전만 하더라도, TV에 나오는 외화 아니 외국 드라마는 한정적이었다. 각설하고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말광량이 삐삐’ 빨간머리를 양쪽으로 땋고, 조그만 코와 커다란 입을 가진 주근깨 투성이의 소녀가 주인공이었던 추억의 외화다. 이 외화의 원작이 바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고 한다. 전혀 몰랐다. 이것은 책을 읽기 전에 각종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등장하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변명 아닌 변명을 대어본다.
책의 구성과 내용
책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책을 통해 알게 된 저자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저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출생지에는 삐삐마을 조성되어 있고, 이 곳은 전 세계인이 찾는 스웨덴 여행의 필수코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