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식물학자가 되고 싶다.
식물들 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눈부신 축복을 느낄 수 있으니.”
-정여울 작가(《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저자)인정받는 신진 식물학자이자, 영국원예협회 국제전시회에서 식물 일러스트로 금메달과 최고전시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1. 들어가며
식물이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지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하고 있는 책 <식물학자의 노트>는 인정받는 신진 식물학자이자, 영국원예협회 국제전시회에서 식물 일러스트로 금메달과 최고전시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신혜우 작가의 첫 자연 일러스트 에세이이다. 각자 고유한 생존 방식으로 용감하게 삶을 헤쳐나가는 식물의 모습에서 위로와 지혜를 얻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치며 눈여겨보지 않았던 솔방울 하나하나까지 소중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책이었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 대부분은 전 생애를 한 곳에서 살아야 한다. 그곳이 어디든 어떤 환경이든 식물은 놀라운 적응력으로 장소에 적응하고 인간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살아낸다. 강한 생명력과 환경 적응력을 가진 식물이지만, 그 시작은 작고 미약하다. ‘강해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하다’라는 말을 식물을 보며 실감하게 된다. 흔히 인간은 자신들에게 유익한 것은 따로 이름을 지어 불러주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잡초라 뭉뚱그려 부른다. 그렇지만 모든 식물은 인간의 이해관계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간다. 저자는 그런 식물들이 적응하고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종을 퍼뜨리기 위해 한 평생을 바치는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2. 내용 및 줄거리
책은 총5개 챕터로 나눠 31종의 식물의 삶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말 못 하는 식물을 대신하는 저자가 그들의 세계로 안내하는 작은 안내서가 되려고 하는 것 같다.
저자는 그림에 그치지 않고 식물들의 속성을 자세히 설명한다. 여태 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잎인 부분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생명을 다하는지. 사람에게 이롭게 한다고 알려진 어떤 식물의 향은 사실은 다른 식물에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식물과 곤충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어떻게 진화하는지.
나는 식물, 나무, 숲과 관련한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 <식물학자의 노트>의 내용은 무척 흥미로웠다. 저자는 “우리는 늘 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보면 자신들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식물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씨앗부터 기공, 뿌리, 줄기, 꽃, 열매까지 각각의 역할과 의미를 살피는 한편, 물 위에서 사는 개구리밥부터 곰팡이와 공생하는 난초, 연약한 줄기의 애기장대, 5천 년 이상 살고 있다고 추정되는 므두셀라 나무까지, 식물이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저자는 자신이 그린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한다.
유년 시절부터 식물이 좋아 식물학자를 꿈꾸었다는 저자는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학술용 식물도해도를 그렸다. 그러던 중 그림에 색을 칠해보면 어떻겠냐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그림에 색도 입혔다고 한다. 이후 저자가 영국왕립원예협회 보태니컬 아트 국제전시회에 출품한 작품들로 금메달을 3회나 수상하였다. 이는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전시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돋보기로 보아야 할 정도로 미세하고 여린 잔뿌리, 음영과 광택을 제대로 살려내어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파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가 얼마나 식물을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느껴진다.
식물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지구의 유일한 생산자이며 한 자리에 서 있으면서 지구를 점령한 억센 몽상가이기도 하다.
어릴 적 나는 공기가 좋은 시골에 살았었다. 시골에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식물을 접할 수 있다. 물론 도시에 살아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 않기 때문에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선뜻 자연이란 놈은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평소 자연과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등산과 휴양림으로 산책을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식물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 책 <식물학자의 노트> 역시 책의 제목만 봐서도 관심이 생기게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식물학자인 저자가 ‘세리CEO’라는 곳에서 2년8개월 동안 매달 한편씩 ‘식물학자의 노트’란 제목으로 다양한 식물들에 대해서 소개한 내용을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