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대적 사안에 대한 이처럼 유연한 해석은 그녀가 ‘여성과 권력’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사유하도록 밀어붙인다. 핵심은 육아, 남녀 동일임금 이런 게 아니다. 사실 권좌에 오른 여성들을 보면 그녀들은 ‘남성적 권력’을 획득한 것일 뿐, 과연 그 권력은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떳떳이 말할 수...
『오디세이』의 텔레마코스와 페넬로페, 그리스·로마신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희극 『변신』의 ‘이오’와 ‘에코’의 이야기 등 다양한 고전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희화화하고, 남성 권력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여성의 공적 발언을 어떤 방식으로 제지해 왔는지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오디세이의 텔레마코스』가 어머니인 페넬로페의 공적 발언을 질책하고 금지했던 처사가 우리가 사는 21세기에도 숱하게 재연되고 있음을 표명한다. 또한 공적 영역에서 여성이 힘을 행사하는 본보기가 없으며, 그마저도 남자 같은 모습을 하는 여성만이 있을 뿐이라고 제시하며, 우리가 권위에 대해 어떻게 학습해왔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서양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의 목소리가 어떻게 묘사되고 여성의 발언이 어떤 식으로 취급받는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