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탈근대 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 사상의 정수!오늘날 사회학은 아카데미 내부에 안전하게 뿌리내린 듯 보이는 하나의 제도적 분과학문이다. 하지만 탈근대 사상가이자 ‘현재 유럽의 사상을 대표하는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는 지그문트 바우만은,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표류하며 거의 쓸...
사회학을 처음 접하고, 평상시에 자기 개발서나 수필을 즐겨 보는 내게 이 책은 매우 어려웠다. 두 번째 읽을 때에도 저자의 서술 의도를 잘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체크를 해 두었던 부분들은 세번, 네 번씩 반복하여 읽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 책은 사회학이란 무엇인지, 사회학을 왜 일반인도 접하여야 하는지, 그렇다면 사회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사회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이 4가지 단계는 우리의 삶에서 사회학이 어떠한 쓸모를 가지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사회학이라는 학문은 정말로 필요한 것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내게 그리 쓸모 있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사회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낯설다고 느끼고 거부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학의 쓸모’의 저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은“‘사회’라는 말은 원래 ‘일행’과 동의어였고, ‘교제’나 ‘친교’, ‘친근하고 친밀한 방식으로 수행되는 동료들과의 유대’ 등을 환기시키는 개념이었습니다. ‘사회’라는 은유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낯설거나 외계인 같은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지요.”(p.148)라고 말하며 사회학이 결코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학문이 아님을 보여준다.
‘사회학의 쓸모’는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인터뷰를 통해 크게 ‘사회학은 무엇인가?’, ‘사회학을 왜 하는가?’, ‘사회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4개의 질문을 중심으로 66개의 대담이 짧고 길게 펼쳐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탈근대 사상가 중 한 사람인 바우만을 통해 사회학의 의미와 방법, 유용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어느 시기에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사회나 공동체라는 개념보다는 개인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해졌다. 거칠게 표현하면 나와 내 가족만 잘 먹고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진 것이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자유주의가 시작되었던 1980년대에 이른다. 이런 경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학이 있을 곳은 대학 강단뿐이라는 사실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상아탑에 갇힌 사회학은 점점 사람들과 멀어진다. 대신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팽배해지면서 사회와 국가는 사라지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자기계발서가 각광을 받는다. 소설가 장정일의 주장처럼, 자기계발을 권하는 사회는 “구조에서 개인으로 초점을 돌리게 만들고, 개인에게 무한 책임을 지운다는 점”에서 명백한 사회적 세뇌요, 책임 회피임에 분명하다. 이는 사회학의 직무유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