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여덟 번째 소설선, 김초엽의 『므레모사』가 출간되었다.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김초엽 작가의 첫 SF 호러소설이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므레모사>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첫 장을 펼쳤다. 마지막 장을 닫았을 때 나는 이 소설이 호러소설이라는 것에도, SF소설이라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 호러소설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 건 소설을 읽으면서 단 한 번도 무섭다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초등학생인 조카와 함께 읽었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포소설보다도 무섭지 않았다. 김초엽 작가의 문체가 호러소설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SF소설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 건 최근 연달아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어서 SF 장르에 대한 감도가 무뎌져서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김초엽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SF적 요소와 정도가 적은 작품이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 이 작품의 정체성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김초엽 작가의 첫 SF호러 소설이 나왔다. <방금 떠나온 세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등 다양한 SF 작품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알려진 김초엽 작가. 이 책을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던지고 싶었던 것일까? 이 책 <므레모사>에서는 ‘환지증’이라는 병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통해서 외부에는 비공개했던 죽음의 땅인 므레모사에서 감춰진 비밀과 뻔하지 않는 반전을 통해 읽는이로 하여금 짜릿함을 선사한다.